인도의 드론 언니들을 아시나요?
신선경(국과회 교육부문 이사)
기술은 인류의 삶을 바꾸어 왔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지구촌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먼 곳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듣게 되는 것은 물론, 먹고, 입고, 자는 모든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은 지구촌 전체가 아닌 한 마을, 한 가정, 한 사람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어떤 변화를 가능하게 할까요? 특히 가난한 지역에 사는 어린이, 여성,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기술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인도의 농촌지역 여성들과 그들의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삶을 바꾸고 있는 인도의 나모 드론 디디(Namo Drone Did)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나모 드론 디디(Namo Drone Didi)는 여성 주도 자조 단체에 드론 기술을 제공하여 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정부 사업입니다.(디디는 힌디어로 "자매"라는 뜻입니다. 한국말로 하면 “나모 드론 언니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이 프로그램은 농촌 여성들의 소득 증대와 인도의 농업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드론 디디는 주로 비행 기술을 활용하여 작물에 비료를 주는데 드론을 이용한 비료 살포는 손으로 하는 것보다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식물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분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액상 비료가 더욱 미세하게 분사되어 더 넓은 면적에 뿌릴 수 있습니다. 이는 비료와 물 사용량을 크게 줄여 농부와 환경 모두에게 이롭습니다. 게다가 속도도 더 빠릅니다. 보통 5명이 0.5에이커(약 1.6헥타르) 정도를 감당할 시간에 드론 디디는 최대 5에이커(약 2만 4천 제곱미터)의 일을 해냅니다. 드론이 밭보다 더 높이 떠 비료를 뿌리기 때문에 디디들은 더 적은 비료를 사용해 더 많은 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모든 디디는 자조 모임과 제휴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인도 전역의 자조모임에 약 15,000대의 드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디디(언니)들의 자조 모임은 작은 계모임 형식으로 규모가 작습니다. 대부분 12명 정도이지만, 25명까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여성들이 모여 사회적, 재정적으로 서로를 지원합니다. 저축을 모으고, 저금리로 소액 대출을 받고, 건강이나 교육 같은 분야의 문제를 함께 해결합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디디들은 하이데라바드나 노이다에서 드론 조종법과 효과적인 비료 살포법을 배우는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농촌의 디디들이 드론 기술을 익히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지만 예상과는 달리 디디들은 비료 살포법을 배우는 것보다 드론 조종법을 배우는 것이 더 쉽고 시간도 덜 걸린다고 말합니다. 어떤 디디들은 드론 기술자로 훈련을 받아, 문제 발생 시 장비를 수리할 준비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Namo Drone Didi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합니다.
첫째, 여성들의 역량 강화입니다. 인도는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아직도 심한 사회입니다. 여성들은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서 남편의 시중을 들거나 집안일은 하는 가사노동자로 살아갑니다. 이런 여성들에게 드론 기술에 대한 전문 교육을 제공하여 현대 농업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이러한 지식을 통해 여성들은 작물 모니터링, 토양 분석, 정밀 농업 등의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여 경제적 주체로서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
둘째로, 농업 효율성 향상입니다. 드론 기술은 살충제와 비료의 정밀 살포를 크게 향상시켜 화학 물질의 과다 사용을 줄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며 농부의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을 보호합니다. 이와 함께, 드론을 통해 토양 및 밭 분석이 간소화되어 상세한 조사 및 비옥도 평가가 가능해지고 물 부족 지역을 파악하고, 누수를 감지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관개 관리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형성과 인적 교류입니다. 여성들은 동료 참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공동체 의식과 협력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험, 과제, 그리고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포럼과 워크숍에 참여하여 집단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업계 전문가, 멘토, 그리고 농업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멘토링과 전문적인 성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드론 디디 프로그램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이미 참여하는 디디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작은 씨앗가게를 운영하던 디디는 늘어난 소득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재고를 보관할 창고를 짓게 되었고 자녀들을 더 좋은 학교에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드론 디디가 되기 전에는 자전거를 살 여유도 없던 한 디디는 지금은 오토릭샤를 소유하게 되었고, 같은 지역의 많은 여성들처럼 매우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한 디디는 아이들이 그녀를 "파일럿 엄마"라고 부르며 언젠가 그녀가 비행기를 조종하는 모습을 꿈꾼다고 합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세요.“
참고 사이트:
https://www.india.gov.in/spotlight/namo-drone-didi
https://www.gatesnotes.com/heroes/heroes-home-topic/reader/heroes-in-the-field-agnes-namboz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