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SEWB 현지 활동 소개 - 이호용 교수님(필리핀) 2023년 10월

어느새 10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노래의 가사대로라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엔 어떤 바램도 없을 사랑 가득한 가을 날이 되어야 하겠지만 여기는 여전히 32-3도, 체감으로는 4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날씨는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만큼이나 변함없을 것 같았던 이 곳에도 지난 9월 8일 USTP(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of Southern Philippines) 이사진들이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회를 방문하여 MOU를 체결한 이후, 한국의 과학 기술을 배우고 변화하려는 노력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9월 14일에는 한국의 연구개발 특구(Innopolis)를 모델로 삼는 Agropolis 마스터플랜 회의가 열렸고 저는 그 곳에서 연구개발이 지역이나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한국의 예를 들어 발표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9월 29일에는 Agropolis와 상관없이 주지사의 직할 기관으로 Misamis Oriental Sustainable Development Institute 설립에 대한 기본 안건이 주정부에 올라갔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세 가지 현지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적정기술로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 벌레, 오수 처리의 문제입니다. 굉장히 많은 축사들이 존재하지만 아직은 오-폐수 처리 및 악취 제거에 대한 시설 기준이 없고, 관계 법령이 있다 하여도 아무도 지킬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한 문제를 미생물을 이용한 적정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민다나오의 특별한 과일들을 이용한 와인 품질 개선에 대한 것입니다. 여성들이 운영하는 네 다섯 곳의 와인 생산 협동조합이 있어 와인을 만들고는 있지만 여러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품질이 너무 낮은 문제에 대해 도움을 요청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장을 방문하여 문제점을 파악하였고 기술적 개선을 위한 세미나와 필요한 장비를 만들기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수 농가들과 협력하여 좋은 품질의 와인과 리큐르들이 생산되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유기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문제입니다. 지난 번에도 언급하였듯이 이 곳에는 세계적인 식품 회사인 Del Monte, Dole, Nestle 등이 현지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이용하여 주스와 커피 등 음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대략 하루 천 톤에 가까운 유기 폐기물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 대략 3-40%가 수분이라고 하더라도 5-600톤의 폐기물들이 아직은 인근 야산이나 계곡에 마구 버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는 USTP와 협력하여 하루 500kg 규모로 Biochar, Bioethanol, 퇴비 생산등의 실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시설이나 환경이 이룰 말할 수 없이 열악하지만 이를 통해 규모를 점차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한 카사바 가공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이용하여 시 교도소의 재활 프로그램으로 퇴비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는 이곳에 수감된 거의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가난으로 인한 도둑질로 잡혀온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이 돌아가서 농업에 종사하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Dole 사에서 나오는 규격 미달의 바나나가 매일 2-3톤가량 나오는데 이를 이용한 소규모 농가들을 대상으로 BSF(동애등에) 사육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영세 농민들의 수익을 높이며 관련 산업이 새로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저는 USTP의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몇 차례 특강을 하였으며 유기농업 전문가 육성을 위한 과정에도 참가하여 특강과 기술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큰 문제는 scale up에 대한 고민입니다. 특히 유기 폐기물 처리에 대한 부분은 생산되는 폐기물의 양에 비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는 것과 부족한 기술과 자원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SEWB의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Misamis Oriental 주정부와 SEWB 사이의 MOU는 2023년 10월 2일에 정식으로 체결되었습니다. 저는 신관우 회장님을 대신하여 주지사와 체결식을 갖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 체결이 단순히 체결로 끝날 것이 아니라 SEWB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사용하여 KOICA를 비롯한 SDG관련 기관들을 통하여 적정기술을 이용한 개발 도상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이 수행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이러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30%를 넘는 절대 빈곤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동시에 이곳 카가얀 데 오로에 SEWB Philippine를 설립하였습니다. NGO 정식 등록은 내년도 1월에 할 예정이며 7ses라는 환경 전문 회사에 사무실을 두기로 하였습니다. 차후에는 USTP에 사무실을 둘 계획으로 추진중에 있습니다.

저 역시 부족하지만 SEWB의 현지 활동가로 열심히 적정기술을 이용한 이 지역의 빈곤퇴치를 위해 노력하여 왔고 또한 앞으로도 상황이 허락하는 만큼 노력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리며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3. 10. 09.

 

이 호용 

 

 

Misamis Oriental 주정부와 SEWB의 MOU 체결.